LG전자가 제약·바이오 분석 및 진단과 관련된 의료기기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LG전자는 기존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해 의료용 영상기기 사업에 진출했지만, 전체 의료기기 시장 진출이 아닌 '영상기기'에 국한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관계사인 LG생명과학에 공급하기 위한 바이오 검사·진단 의료기기 개발 작업에 착수하면서, LG전자가 본격적으로 의료기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7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평택 사업장에 있는 소재·생산기술원에서 바이오·제약·헬스케어 관련 공법 개발과 관련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세부 분야는 △애널라이저(Analyzer) 관련 공법·장비 개발, 시험 분석법 제작 및 구현 △미세유체역학 전공 및 기구 설계, 기기·장비 구현 △디스펜싱(Dispensing)을 위한 공법·장비 개발, 디바이스 제작이다.
이번 경력직 채용은 주로 영상용이 아닌 검사나 체외진단과 관련된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데 기초가 되는 기술이다. 애널라이저의 경우 분석법, 분석기기를 통칭하며, 효소결합 면역흡수 분석법(ELISA) 등이 이에 포함된다. 또한 미세유체역학은 체외진단 등 생물학적 분석기기의 기본이 되는 기술로 바이오 시약을 안정적으로 들어가게 한다. 디스펜싱 역시 마이크로니들(Micro Needle)과 같이 약을 투입하기 위한 기기 전반을 가리킨다.
LG전자는 이번 경력직 채용이 그룹사인 LG생명과학의 제약·바이오 사업에 적용되는 기기를 만들기 위한 기술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생명과학의 사업 시 필요한 장비를 만들 수도 있어 관련 기술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개발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수술용 모니터, 임상용 모니터, 디지털 X선 검출기 등 의료용 영상기기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의료기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전반적인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HE사업본부에서 영상 의료기기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LG전자의 이번 움직임이 의료용 영상기기 개발과는 무관한 만큼 전체 의료기기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례로 미세유체역학은 여러 기술과 융합이 가능해 응용력이 뛰어나다”며 “회사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활용 방향이 달라지지만 미세유체역학이라는 개념이 의료용 영상기기로 적용되는 건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아직까지 LG전자가 전체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하지만 검사 및 진단을 위한 의료기기를 개발한다면, 계열사 공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들어가지 않겠냐”고 내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