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두 번째 청문회가 7일 열렸다. 하지만 최순실 씨 등 핵심 증인들이 대부분 출석을 거부해 ‘맹탕 청문회’를 예고했다.
특위는 전날 재벌 총수들을 상대로 청문회를 진행한 데 이어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특히 최 씨 일가가 박 대통령의 권한을 악용해 부당한 혜택을 받았는지, 대통령의 연설문이나 국무회의 의사결정, 공직 인사 등에 관여했는지를 두고 여야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최순실 일가가 전면 불참을 통보했다는 점이다. 최순실 씨를 비롯해 언니인 최순득 씨, 순득 씨의 딸 장시호 씨 등 핵심 증인들이 대거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 입장을 밝혔다. 또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박원오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씨의 딸 정유라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그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역시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출석요구서를 송달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우 전 수석과 김 씨는 이날 함께 김 씨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돼 특위가 확인 중이다.
다만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청문회장에 출석해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공개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김 전 비서실장이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이나 국정교과서 추진 과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담겨 있다. 아울러 문화·예술·체육계에서 부적절한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 감독, 김종 전 문화부 차관, 최 씨의 측근인 고영태씨도 청문회에 출석해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