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총수들 일제히 탈퇴 선언… 해체 벼랑 끝 몰린 전경련

입력 2016-12-06 18:18 수정 2016-12-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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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선언하면서 전경련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국 헤리티지 재단식 싱크탱크로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출석해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오전 청문회에서 전경련에 대한 기부 및 개인 활동 중단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오후에 보다 명확한 뜻을 밝힌 것이다.

이 부회장 뿐만 아니라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도 함께 탈퇴 의사를 밝혔다.

대기업 총수들의 잇따른 탈퇴 선언에 전경련의 규모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주요 5대 대기업들로부터 연간 200억 원 규모의 회비를 받고 있다. 이중 삼성이 내는 회비가 가장 많고 SK, 현대차, LG 등이 평균 30억~40억 원 규모를 내고 있다.

전경련의 위상이 추락한 것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날 탈퇴 의사를 밝힌 삼성, 현대차, SK, LG그룹의 총수 대부분이 오래전부터 전경련과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건에까지 연루되면서 전경련은 존립 근거가 크게 훼손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경련은 전경련 설립 목적에 대해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경제정책을 구현하고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전경련의 해체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라며, 고강도 개혁을 통한 싱크탱크로의 변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날 청문회 자리에서 구본무 LG 회장은 "전경련은 헤리티지재단처럼 운영하고 각 기업 간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전경련도 지난 2011년 미국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로 만들어야 한다는 정치권의 개편 요구를 받고 관련 조직 변신 방안을 연구한 바 있다.

전경련이 헤리티지재단식의 변화를 꾀할 경우 연구 기능 중심이 싱크탱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전경련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이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전경련 해체 요구와 관련 “불미스러운 일에 관여됐다는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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