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김영란법 시행, 탄핵 정국 상황 등으로 촉발된 소비위축으로 연말 대목을 놓친 유통업계가 연초 최대 성수기인 설 명절도 김영란법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돼 전전긍긍하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겨울 정기세일 기간(11월 17~12월 4일) 매출은 지난해 겨울 정기 세일보다 1.2% 감소했다. 11월 월간 매출도 지난해 동기보다 1.5% 줄었다.
롯데백화점의 겨울 정기세일 기간(11월 17일~12월 4일)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7% 감소했다. 매년 5회 진행하는 정기세일 행사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13년 1월 신년세일(-8.9%) 이후 3년 11개월 만이다. 11월의 롯데백화점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만 유통3사 중 유일하게 겨울세일 행사기간 매출이 전년보다 8.9% 늘어났지만 올해 강남점 증축과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스타필드 하남을 잇달아 개점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성장은 부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역시 손님이 가장 많은 주말에 촛불집회 등이 계속돼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경기침체와 김영란법 시행으로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데다 최순실 사태로 주말마다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달 대비 15~20%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소비위축이 풀릴 기미가 없고 탄핵정국이 장기화하는 상황인 데다 김영란법 실시 후 처음으로 맞는 설 명절 특수도 실종될 것으로 보여 유통업계가 침체의 늪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1월 소비자 동향 조사’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지난달보다 6.1포인트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소비가 위축되면 정부가 내수 진작에 나섰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정치적 돌발변수가 많아 적극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유통업계의 내년 전망은 매우 어둡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