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6~27일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 희생자를 위령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6~27일 미국 하와이를 방문해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공습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냈던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전쟁 희생자들을 위령한다. 이날 오후 아베 총리는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문은 희생자 위령을 위한 것이다”면서 “두 번 다시는 전쟁의 참화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1941년 12월 8일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군 태평양 함대를 선전포고 없이 기습 공격해 많은 사상자를 냈고, 이는 미국이 2차 대전에 참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아베 총리는 하와이 방문 기간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지인 진주만을 찾아 전쟁 희생자 위령 행사에도 함께 참석한다. 두 사람은 일본의 진주만 공습 희생자들을 기리는 ‘애리조나호 기념관’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추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태평양 전쟁 발발지 방문이 도널트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기 미국 정부에 보내는 동맹 강화의 구애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이번 오바마 대통령과의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 “(총리로 재직한) 지난 4년간을 총괄해 미래를 향한 동맹 강화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며 “지금까지를 집대성하는 마지막 정상회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이 2차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5월 피폭지 히로시마를 방문한 바 있다. 한편 아베 총리의 하와이 방문은 지난달 20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도중 오바마 대통령과 잠시 만나 대화를 했을 때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