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그룹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60위에 속했다. 당시 총자산은 5조7750억 원, 국내 계열사 수는 13개였다. 그러나 지난 9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상향(자산총액 5조 원→10조 원)에 따라 현재는 대기업집단서 제외됐다. 하이트진로 그룹의 지배구조는 순수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가 핵심 기업인 하이트진로를 보유하고 하이트진로가 대부분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다. 최대주주 일가의 높은 지배력으로 경영권은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 2014년 박문덕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박태영 부사장의 3세 승계가 본격화하고 있다.
◇박문덕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65.9% = 하이트진로그룹의 주력사업은 주류사업으로 핵심제품은 맥주와 소주다. 지난 3월 말 기준 13개 국내 계열사를 보유했으나, 지난 7월 하이트진로에탄올은 매각으로 계열에서 제외됐다. 해외 계열사로는 Jinro Inc. 등 하이트진로 산하에 8개 해외 자회사를 두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는 순수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가 하이트진로, 진로소주를 보유하고 하이트진로를 통해 손자회사를 간접지배하는 형태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지난 2008년 7월 1일 옛 하이트맥주에서 맥주사업을 신설법인으로 분할해 투자사업만을 영위하는 순수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1년 9월 진로(존속법인)와 하이트맥주(소멸법인)가 합병해 출범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핵심 계열사인 하이트진로 지분 50.9%를, 나머지 비상장사는 대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하이트진로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은 55.1%에서 50.9%로 축소됐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9.5%를 보유한 박문덕 회장이다. 박 회장과 하이트문화재단, 서영이앤티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5.9%에 달한다. 박 회장은 높은 지분율을 통해 그룹 전반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1993년 설립된 조선맥주(옛 하이트맥주)를 모태로 성장한 주류 전문기업이다. 1993년 출시된 지하 천연 암반수 컨셉의 맥주‘하이트’의 성공으로 1996년 국내 맥주시장 1위에 올랐다. 이후 높은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외환위기 전후 부실화된 주류기업(하이트진로에탄올, 옛 보배 주정공장)을 인수하고 맥주용기 제조, 양주 수입판매, 주료 운송 등의 자회사를 설립해 주류 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 2005년 10월 법정관리 중이던 국내 소주업계 지배적 사업자인 진로를 인수해 국내 최대 주류기업에 올라섰다.
◇맥주사업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 악화 = 하이트진로그룹은 지난 2005년 진로 인수를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 구성했다. 인수자금은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2009년 일부 FI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며 그룹의 차입금은 큰 폭으로 늘었다. 2004년 6650억 원(하이트진로홀딩스 연결기준) 이었던 그룹 순차입금은 2005년 말 1조7550억 원, 2009년 말 2조1695억 원으로 증가했다.
진로 인수대금을 차입으로 조달하며 그룹 차입금이 크게 확대됐지만, 2009년 이후 맥주부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과중한 채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핵심 계열사 하이트진로는 맥주와 소주 판매가 연결 매출의 95%를 차진한다. 2009년까지는 맥주가 50%를 상회하는 매출비중을 보였지만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2011년부터 소주가 맥주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하이트진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과세기준)은 2009년 57.5%에서 2013년 3월 40.5%로 줄었다. 이 기간 오비맥주는 점유율이 40.7%에서 59.5%로 늘었다. 최근 롯데칠성음료가 증설을 진행중이고, 수입맥주의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4월 하이트진로 주식 300만주를 806억 원에 처분했다. 이어 7월 하이트진로에탄올 지분을 735억 원 규모에 창해에탄올에 매각했다. 지난 3월 말 하이트진로홀딩스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조9480억 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267.9%, 48.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박세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자산매각으로 차입금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룹 전체 차입금 대비 크지 않은 수준이고, 맥주부문 이익 창출력이 약화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창출이 제약되고 있다”며 “당분간 그룹의 재무안전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태영 부사장 3세 경영 본격화 = 하이트진로그룹은 창업주 고 박경복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전무(39)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 하며 3세 경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지난해 12월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온 박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당시 회사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경영전략본부 역할을 강화하고 그 아래 신사업개발센터를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탄대에서 경영경제학을 전공하고 지난 2012년 4월 하이트진로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8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왔다.
박 부사장은 하이트진로홀딩스 2대주주인 서영이앤티(맥주 냉각기 제조 및 판매업체) 지분 5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회사는 박 회장(14.7%), 박 부사장(58.4%), 차남 박재홍씨(5.2%) 등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아버지 박 회장이 지난 2014년 3월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그 역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