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사업에서 손을 떼고 대통령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측은 이해 상충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들은 트럼프의 이해 상충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주장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자녀가 사업을 물려받을 것이 유력한데, 그렇다면 공직자인 트럼프가 사익의 고리를 완전히 끊는 것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민주당의 하원 법사위원회는 밥 굴랫 위원장에게 이 문제를 주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굴랫 위원장에게 성명을 통해 “외국 정부나 정부 소유 법인이 정치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트럼프의 사업체에 이익을 제공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 정상들이 그의 호텔 후원하거나 세금을 면제해주는 등 혜택을 줘서 정치적 로비를 벌일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이후 29개국 정상과 접촉했다. WSJ은 트럼프가 이 중 8개 국가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여전히 그의 자녀들을 통해 사업체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일대학교의 법학과 교수 조나단 매시 교수는 “트럼프의 사업체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상황에서 자녀를 통해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를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25개국에 150여 개의 사업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시민단체의 대표는 사업 경영과 소유권의 개념에 대해 언급하며 “트럼프가 가족이 아닌 제 3자에게 사업을 팔지 않는 이상 그는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문제는 그의 가족과 자녀들이 이미 정치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자녀들은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거나 현재 정권 인수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반카 트럼프, 차남 에릭 트럼프를 포함해 맏사위인 재러드 쿠시너가 인수위원회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장녀 이반카는 지난달 1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아버지의 회동에도 동석했다. 따라서 자녀들에게 사업을 넘긴다고 해도 이해 상충 문제는 남아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선 기간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아이들에게 그룹 경영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나는 위대한 사업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계획은 이번 달 15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