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또다시 구속될 위기에 놓였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강 전 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9월 24일 영장이 기각된 지 2개월여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1억 원대 대가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우근(68) 한성기업 회장은 강 전 행장의 경남고 1년 후배로, 강 전 행장이 소장으로 있는 디지털경제연구소를 한성기업 빌딩에 입주시키고 사무실 유지 비용을 지원하는 등 산업은행장 퇴임 이후에도 친분을 유지해 왔다. 영장 기각 이후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강 전 행장이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수도권 소재 골프장 회원권을 받아 10여 년간 사용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기업은 산은으로부터 270억 원대 특혜성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성기업은 연 5.87~5.93%의 저리로 대출을 받았는데, 한성기업은 당시 다른 시중은행으로부터는 연 6.4% 선에서 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행장이 산업은행 재직 중이던 2012~2013년에는 플랜트 설비업체인 W사에 490억 원대 부실 대출해준 정황도 드러났다. 산업은행은 2012년 11월부터 2년간 BBB신용등급이었던 W사에 설비투자펀드 명목으로 지원금을 전달했다. 코스닥 상장사였던 W사는 1500억 원대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임원들이 수사를 받았고, 지난해 3월 최종 부도를 맞으며 상장 폐지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은 이 사건과 관련해 특혜성 대출을 해준 대가로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 보좌관 권모 씨를 구속 기소했다. 다만 원 의원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대우조선해양에 압력을 행사해 바이오업체 B사에 55억 원대 특혜성 투자를 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와 같은 종친회 소속 강모 씨가 운영하는 건설업체 W사에 50억 원대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기존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