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올 연말 사회 전반이 어수선한 모습이다. 국민은 “대통령에 속았다”라며 분노하고 있고,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은 잇따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출판업계도 어수선한 현 시국을 반영하듯 힐링 도서가 주목받고 있다.
무언가 불안하고 불편한 것이 있지만 뭐가 불안한지 모를 때, 피곤해 죽을 만큼 일하고 있지만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 가족을 사랑하긴 하지만 만나면 도망가고 싶은 하루도 쉬울 날 없는 나날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마치 ‘나’의 마음속 비밀일기를 들킨 것처럼 공감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광수생각’의 저자 박광수 작가의 ‘LOVE’다. 저자는 ‘LOVE’에 대해 “소중한 사람들의 사랑을 곱씹어보고, 그들에게 사랑을 다시 나눠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한다.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당신을 사랑한 일이다.” 박광수 작가는 ‘LOVE’를 통해 지난 100년간 사랑을 노래던 시인들의 시구와 명사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감성을 더한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조화시키는데 힘썼다. 여기에 때론 작가의 경험을 담은 말 몇 마디가 더해져 독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유년시절 풋풋한 소설 ‘소나기’ 소년의 사랑처럼, 때론 연인 간의 뜨거웠던 사랑처럼, 자식을 바라보는 가슴 저린 부모의 사랑처럼, 그리고 이 순간 어디선가 생을 다한 이를 보내며 마음에서 마주하는 사랑처럼 그 사랑들은 저마다 특별함으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 작가 박광수는 ‘LOVE’를 통해 사람은 사랑해야 한다는 것, 세상에 옳고 그른 사랑은 없다는 것, 사랑은 오직 사랑이고, 그 하나로 꿋꿋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독자들과 공감하려 한다.
‘파리에 비가 오면’은 2014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연재되고 있는 그림에세이로,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용기를 준 옛 연인에 대한 추억과 절절한 그리움을 파리라는 낭만적인 장소 속에 풀어놓고 있으며, 수채화 풍의 채색과 동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서정적인 그림에 시의 형식으로 글을 덧붙였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써 내려간 글은 독자들로부터 공감과 위로를 얻었다는 평을 받으며 그림만큼이나 큰 호응을 얻었다.
“겨울비가 슬픈 건 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치도록 갈망해도 닿을 수 없는 그대처럼” 현현의 ‘파리에 비가 오면’ 역시 결국 핵심은 사랑이다. 그것도 참 따뜻한 사랑 이야기다. 행복한 그림보다 오히려 혼자 쓸쓸히 선 풍경이나 옛 연인을 회상하는 모습이 많지만 독자들은 그래도 따뜻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아마도 헤어진 연인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찬바람이 불면 왠지 외롭고 쓸쓸함을 느낄 때, 연말 작은 따뜻함을 느끼고 싶을 때 이 책은 위로와 사랑으로 다가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