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조선ㆍ해운 업종에서 시작한 기업 부실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3분기 기업대출 미손상 누적 연체액은 9034억 원으로 지난 2분기보다 23.2% 증가했다.
특히 3개월간(7~9월) 기업대출 연체 증가액(1702억 원)은 지난 상반기 6개월(1~6월) 증가액(220억 원)의 8배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3대 은행에서 기업대출 연체액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 상반기 감소세였던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연체 규모는 상승 반전했다. 신한은행의 지난 3분기 기업대출 연체액은 2분기 1240억 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292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기업 연체액이 2분기보다 4배가량 늘어난 데 기인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 대출에서 소액의 연체가 발생했는데, 여신 건전성 분류상 해당 기업의 전체 여신을 연체 채권으로 잡다 보니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면서 “3분기 총여신 연체율은 0.36%로 은행권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들어 기업대출 연체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업대출 누적 연체액은 직전 분기 1890억 원 대비 9.0% 증가한 20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 역시 기업대출 연체액이 계속 늘어나 지난 9월 기준 1746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1700억 원보다 2.7% 증가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올해 기업대출 연체액이 계속 줄고 있다. 지난 상반기만 약 330억 원이 감소한 기업대출 연체액은 올 3분기에만 532억 원이 더 줄었다. 국민은행의 3분기 기업대출 연체액은 2300억 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실 여신에 대한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관리를 통해 대출채권 자산의 질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4대 은행의 3분기 기업 규모별 연체액은 신한은행이 대기업, 중소기업 부문에서 모두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대기업의 연체액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중소기업의 연체액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