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를 차단해야 한다는 강경한 보고서가 나와 향후 미·중 무역관계에 갈등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기관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안보 위협을 이유로 이런 방안을 제안했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국영기업이 국익에 이바지하고자 인수한 기업의 기술을 이용해 미국의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CESRC의 연례 보고서는 법적 권한이 없고 단지 권고에 불과할 뿐이지만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투자에 대해 정치적으로 경계심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FT는 풀이했다.
또 이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새 정부가 무역과 환율 등 경제적 이슈에서 중국에 강경 입장을 취할 것을 시사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UCESRC의 위원인 짐 탤런트는 트럼프 정부에서 안보 분야 고위직을 맡을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국영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하거나 다수 지분을 확보할 때마다 피인수 기업으로부터 확보한 기술과 정보, 시장 장악력을 활용해 미국 안보에 해를 끼칠 위험은 본질적으로 높다”며 “특히 정부 자금지원을 받는 기업들은 미국 기술자산 인수에 적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로디엄그룹에 따르면 미국으로 유입된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해 상반기 180억 달러(약 21조1300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미국 의회 초당파 위원회 중 한 곳인 의회·행정부중국위원회(CECC)는 자국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IT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한 것을 권고했다. CECC는 중국의 서구 미디어와 IT기업에 대한 검열과 규제에 대응하는 의미로 이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