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사장은 11일 서울 충정로 한국경제신문빌딩 18층 다산홀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산학위원회 정책토론회’ CEO 환영사를 통해 “지난 7월 하반기 전략회의에에서 내년 APT 사업에 KAI가 선정되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둘 각오로 ‘조건부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전 임원들도 동참해 사직서를 내는 등 사업 수주를 위해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T-38C 노후화 교체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후 사용할 새 훈련기를 찾고 있다. 이번 사업에 뛰어든 곳은 모두 4곳이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미국 보잉은 스웨덴사브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미국 노스롭그루먼과 영국 BAE도 참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말 APT 입찰공고를 내고 내년 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하 사장은 “APT 사업은 미공군 고등훈련기 350대와 훈련시스템을 교체하는 사업으로 향후 해군 소요 등을 포함시 최대 1000대에 파급효과 38조 원, 고용창출효과 18만 명이 발생되는 건국 이래 최대 수출 사업”이라며 “KAI는 록히드마틴과 APT 수주를 위한 T-50A 수출형 시제기를 자체 개발하고 지난해 12월 롤아웃(첫공개)과 지난 6월 초도비행을 거쳐 현재 미국 내 최종조립시설이 있는 그린빌로 이동, 미국 현지 마케팅을 위한 시험비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이어 “APT 사업은 향후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의 판도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다른 경쟁기종들도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라며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APT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록히드마틴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에 후원금 188만 달러(약 22억 원)를 냈다. 미국 방산회사 가운데 1위다. 록히드마틴 생산공장은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텍사스주에 소재하고 있기도 하다.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이재우 교수는 “공화당이 되면 기본적으로 더 유리한 것으로 보지만 트럼프 집권 영향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KAI 관계자는 “공화당 집권이 유리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APT 사업은 훈련기 도입 사업이기 때문에 결국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