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모텍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집단소송을 통해 상장주간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 집단소송 허가신청을 낸 지 5년 만이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투자자 이모 씨 등 186명이 동부증권을 상대로 낸 소송허가 신청 재항고심에서 집단소송을 허가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본안소송은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박광우 부장판사)가 심리하며, 첫 기일은 다음달 9일 오전 10시 45분에 열린다.
선고 결과가 나오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거래정지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같은 효력이 미친다.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한누리에 따르면 거래정지 시기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손해를 입은 투자자수는 최소 3000~4000명이며, 손해액수는 1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있을 제외신고를 통해 원고 수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씨 등은 2011년 LED부품회사 씨모텍의 유상증자 당시 증권신고서가 허위로 기재돼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동부증권은 당시 씨모텍의 상장주간사였다. 씨모텍의 최대주주인 나무이쿼티의 자본금 변동이 없는데도 차입금 220억 원이 자본금으로 전환됐다고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씨모텍은 2011년 3월 24일 거래정지됐고, 그 해 9월 상장폐지됐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에 따르면 증권신고서나 이를 담은 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가 있을 경우 작성주체인 회사뿐만 아니라 주간사인 증권사까지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한편 집단소송이 허가돼 실제로 소송이 진행되는 사건은 이번이 네번째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 도이치은행, GS건설 사건이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계류 중이다. 앞서 대법원은 진성티이씨 주주들이 낸 집단소송 신청도 받아들였지만, 이 사건은 화해로 종결돼 소송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집단소송 제도는 지난 2005년 시세조종 등 부당한 증권거래로 인해 피해를 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