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 주식거래 시간 연장을 시행했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른 것’이라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조직의 이해관계가 얽힌 거래소 상장(IPO)은 필사적이면서 수수료와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공매도 제도 개선과 주식거래 시간 연장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거래소에 따르면 주식거래 시간 30분 연장을 시행한 8월부터 10월까지 232억9400여만 주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316억690여만 주에 비해 84억596만여 주 28%의 거래량이 급감한 것이다.
거래대금 역시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326조여 원의 거래대금에서 올해 같은 기간 272조여 원으로 54조 원이 줄어들었다.
주식거래 시간 연장 제도를 시행할 업계와 투자자들은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거래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으로 거래량은 3~8%, 거래대금은 2600억~6800억 원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거래 연장을 추진했다.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거래소의 상장 추진과 맞물려 덩치 키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한 거래소는 8월에는 휴가철,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최순실 탓 등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코스닥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5950억 원에서 올해 6160억 원으로 거래대금이 늘었지만 미비한 효과다.
거래시간 연장으로 증권시장의 피로도만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증권업계 종사자들도 불만이 높다.
지난 8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14개 증권사 지부별 전 직원 2377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6%가 거래시간 연장 이후 시간 외 근무가 늘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논란을 빚으며 선임된 한국거래소 신임 정찬우 이사장은 추가 연장까지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 투자자는 “공매도 제도 개선, 거래시간 연장 시기상조 등에 대한 고객의 입장을 외면하는 거래소가 상장 하겠다는 것이 넌센스”라며 “상장해도 제대로 된 평가를 시장에서 받을수 있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