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개입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가 31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베일에 가려져 있던 최 씨는 31일 오후 3시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챙 넓은 검은 모자와 스카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한 최 씨는 시종일관 손으로 입을 가렸다. 또 쉴 새 없이 터지는 플레시 세례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움츠렸다.
수백 명의 취재진과 시위대가 몰린 포토라인은 금세 무너졌다. 곳곳에서 뛰쳐나온 시위대는 '최순실은 박근혜에게 하야를 지시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최순실 구속", "박근혜 하야"를 반복해서 소리쳤다. 취재진은 미리 준비한 질문을 던졌지만, 수백 명이 엉키는 혼란 속에서 정상적인 대화는 불가능했다.
인파에 밀려 넘어질 뻔한 최 씨는 한 쪽 신발이 벗겨진 채 검사실로 향했다. 주인 잃은 검정 색 프라다 단화는 직원에게 발견돼 뒤늦게 최 씨에게 건네졌다. 최 씨는 검사실로 이동하는 동안 "죽을 죄를 지었다", "죄송하다", "국민여러분들 죄송하다" 등의 말을 취재진에 건넸다.
검찰에 고발된 후 32일간 궁금증을 자아냈던 '비선 실세'가 모습을 드러낸 시간은 5분이 채 되지 않았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최 씨가 조사실로 향한 직후 "일부 시위대의 기습적이고 무질서한 행동에 의해 포토라인이 무너진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