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개헌 카드를 내놓은 박근혜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의 키워드는 ‘국민‘과 ‘경제’, 그리고 ‘개헌’이었다.
24일 국회에서 40여분간 진행된 시정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개헌을 17번 언급했다. 특히 1만여자 시정연설문에서 4분의1 분량인 2400자를 할애해 개헌을 제안하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는 임기 내 추진을 공식화한 만큼 개헌 논의를 주도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개헌 논의에 대해 “국정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거리를 둬 왔으나 이번 시정연설을 통해 ‘임기 내 개헌 구상’을 선언한 만큼 정치권은 개헌 정국으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제는 19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킬 2017년 체제를 구상하고 만들어야 할 때” 라며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과제로 받아 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개헌 작업의 구체적 이행방안도 제시했다.
이밖에도 이번 시정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국민’으로 32번을 언급했다. 그 다음으로는 ‘경제’라는 단어가 28번, 예산은 21번 나왔으며, 북한(11번), 혁신(11번), 일자리(8번), 창조경제(7번) 등의 순으로 언급했다. 지난해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경제’가 56회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청년’이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이날 시정연설에서는 마무리 부분에 개헌이 언급되자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특히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뿐 아니라 김무성 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도 다른 분야에 대한 연설 부분보다 유독 강하게 박수를 보내며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반면 대부분의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입장 때 기립해 맞았지만 연설 중에는 박수를 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입장과 퇴장 각각 한 번씩을 제외하면 40분의 연설 동안 모두 23차례의 박수를 받았지만 극히 일부 야당 의원을 제외하고는 내내 ‘반쪽 박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