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3분기 ‘어닝쇼크’에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악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쌍용차는 19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73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8507억 원으로 집계됐고, 9월까지 판매량도 14년 만에 최대 실적(11만1683대)을 기록했으나, 적자 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앞서 쌍용차는 1분기 81억 원, 2분기 1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초 증권사들은 쌍용차가 3분기 7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넘게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화 강세로 판매 효과가 상쇄되고 개소세 인하 종료로 내수마저 위축되면서 결국 쌍용차는 2분기 만에 흑자행진을 멈췄다.
이를 바라보는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똑같은 영업환경 속에서 설상가상 파업 손실까지 떠안아야 한다. 이달 26일 성적표를 공개하는 현대차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조2713억 원이다. 3개월 전 추정치와 비교하면 이미 16.7%(1조5270억 원) 하향 조정됐다. 임금협상 과정에서 발생한 3조1000억 원이 영업손실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튿날 실적을 발표하는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3개월 만에 전망치가 13.6% 줄어들며 5600억 원으로 밀려났다.
한국지엠도 사정은 비슷하다. 7월 진행된 파업으로 스파크ㆍ올란도 등 대부분의 차종이 생산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신형 말리부를 히든카드 삼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9월 내수판매가 4만5000여 대에 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년 연속 부문규로 임금협상을 이끌어낸 르노삼성은 9월 판매량이 20% 가까이 늘면서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지만, 환율 변수가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이처럼 바닥으로 밀려난 완성차 업체들은 4분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임금협상을 끝내고 신차 출시를 통한 판매량 증가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각오다. 3분기에 본전도 못 받고 팔 수밖에 없었던 환율도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감에 달러 강세(원화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조6470억 원이다. 기아차와 쌍용차 역시 각각 6300억 원, 70억 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3분기에는 유독 국내외 영업환경이 좋지 않았다”며 “올해 목표 판매량을 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신차 출시가 예정된 데다 환율도 원화 약세로 돌아서고 있어 4분기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