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과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이 급증하고 있다. 실직자와 취업 준비생들이 취업이 안 되자 자영업을 시작하거나,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9.4%로 9월 기준 역대 최대인 반면 장년층 고용률은 55.3%를 넘어 질 낮은 일자리를 은퇴자들이 메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8만6000명이 늘었다. 8월 7만9000명에 이은 두 달 연속 급증세다.
자영업자는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온 바 있다. 이처럼 자영업자가 8만6000명 급증한 것은 2012년 9월 11만1000명 이후 최대치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대구와 함께 조선·해운업종이 몰려 있는 경남의 자영업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경남 지역은 6월 2만6000명, 7월 3만7000명, 8월 3만9000명, 9월 3만7000명 등 계속해서 자영업자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각각 2만5000명, 3만7000명, 2만9000명, 2만8000명 증가하면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를 압도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할 수 없이 자영업으로 떠밀린 영세 사업자가 많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경남의 9월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도는 인구가 워낙 많고 대구는 1인 사업장이 활성화한 반면, 경남 지역은 조선사 구조조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급증과 함께 초단기 근로자는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일주일에 근로시간이 1~17시간인 취업자는 134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만1000명 늘었다. 154만 명이었던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올 3분기 전체 취업자가 1.2% 증가하는 동안 초단기 근로자는 7.2% 늘었다. 2분기에도 초단기 근로자는 4.4% 늘면서 전체 취업자(1.1%)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초단기 근로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는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장려한 효과라는 분석과 함께, 경기 침체로 비자발적인 경우가 늘면서 근로 조건이 점점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외환위기로 대량실업 사태가 터진 1998년 4분기와 1999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 4분기와 2010년 1분기에는 14만3000~24만4000명 규모의 초단기 근로자가 급증한 바 있다.
여기에 9월 실업률이 3.6%로 같은 달 기준 11년 만에 최고치를, 청년실업률은 9.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고치를 각각 기록한 것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 3)은 9.9%를 나타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장년층 노동시장 현황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장년층(50세 이상~65세 미만) 취업자는 965만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593만6000명)의 37.2%를 차지했다. 50대 취업자는 23.1%, 60세 이상은 14.1%였다. 특히 장년층 고용률은 전체의 55.3%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