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2016 글로벌 ETF 컨퍼런스’ 행사에 참석한 뒤 이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본부장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ETF의 개념조차 생소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업무를 맡아온 국내 ETF시장의 초창기 멤버다. 윤 본부장은 “2010년경에만 해도 사람들이 관심도 없었고 왜 해야 하느냐는 반문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반대로 상품설명이나 세미나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최근 몇 년간 ETF시장의 저변 확대에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시대변화의 배경은 결국 ‘저금리’와 ‘저성장’이다. 과거와 달리 기대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투자위험을 줄여가야 하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는 “고성장 시대에는 개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별종목만 잘 골라내도 아쉬움 없는 투자가 가능했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간접투자와 인덱스 투자가 성공률을 더욱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라며 “국내 주식투자에 불안을 느낀다면 위험도가 낮은 ‘로우볼’, 변동성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ETF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상품이 앞으로 유망할까. 윤 본부장은 국내주식 위주의 상품시장을 채권과 대체투자 등에 관련된 상품이 점차 대체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사람들의 투자비중에서 채권의 비중이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채권 관련 ETF가 늘어날 것”이라며 “또 국내주식보다는 해외주식, 주식보다는 대체투자 상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윤 본부장은 부동산 투자에 익숙한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ETF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재건축 아파트가 비싸다고들 하는데,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목적이라면 꼭 비싼 돈을 다 들여서 직접 살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눈을 조금만 돌려 보면 투자 가능한 수준에서 투자할 수 있는 해외부동산 리츠 ETF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본부장은 ETF시장을 지금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몇 가지 숙제를 해결해 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역외 ETF가 국내 ETF보다 세금 부분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이 사실상 같은 ETF더라도 국내상장 상품보다 해외상장 상품을 선호한다”며 해외상품 투자에 더 유리하게 돼 있는 현행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거래가 잘 되려면 거래를 만들어주는 이른바 마켓메이커(LP)에게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 선물시장에서 마켓메이커에게 거래세 면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한 예시”라며 “ETF 시장은 이들에 대한 ‘당근’이 없는 데다 자격 자체도 ‘국내 증권사’로 한정돼 있어 높은 장벽이 있다. 이같은 부분을 해소한다면 ETF 시장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