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싼타페 에어백 불량 사실을 숨긴 혐의로 현대차를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현대차 투싼·기아차 레이 등 4개 차종의 에어백 결함이 발견돼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대·기아차 두 차종에서 에어백 결함이 발견될 경우 추가 제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현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을 통해 에어백 결함으로 신고가 접수된 4개의 차량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이번에 문제가 된 현대차 투싼의 패밀리 모델인 소형 SUV 투싼이 사고 시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아 사망사고를 일으킨 사건과 주행 중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이 펼쳐진 기아 경차 레이에 대해 정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승용차 전면부를 측면부로 추돌했음에도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은 아우디 대형세단 A8, 주행 중 외부충격 없이 에어백이 전개된 크라이슬러 SUV 지프 컴패스도 결함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
국토부 조사 결과 또다시 에어백 결함이 발견되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황 의원은 “국토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검찰 고발에 그치지 말고 문제의 에어백이 장착된 또 다른 차종이 있는지 전수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리콜 등 후속조치에 나서야 한다”면서 “에어백 규격화 및 결함에 대한 고의적 은폐 적발 시 관련자 처벌 강화 등 제도적 정비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토부는 에어백 결함 문제를 계기로 차량 결함 전반에 대해 칼을 빼 들 기세다. 국토부는 현대차의 한 직원이 세타Ⅱ 엔진을 탑재한 2011~2012년형 쏘나타를 미국에서만 리콜하고 국내에서는 결함을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지난 9일 2011∼2014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세타Ⅱ 엔진 탑재 쏘나타 모델 구매자와 수리비용 전액을 배상하기로 합의까지 하면서 논란이 커지는 형국이다. 이 엔진은 쏘나타뿐 아니라 현대 그랜저와 기아 K7, K5 등에도 탑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