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 대선] 궁지 몰린 트럼프…투자 귀재 버핏도 한소리 “난 13살부터 세금 냈다”

입력 2016-10-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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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음담패설 스캔들’ 이후 한층 더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열린 2차 대선후보 TV토론 결과 상대 후보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이 1차 토론에 이어 판정승을 거머쥐게 됐다. CNN방송은 여론조사기관 ORC와 토론 직후 공동으로 집계한 여론조사결과 클린턴 후보가 우세했다는 응답이 57%로, 트럼프의 34%를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도 점차 벌어지는 모양새다. 트럼프의 음담패설 파일이 공개된 이후이자 2차 TV토론 직전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4자 구도 기준으로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6%와 35%로 지지율 격차는 11%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6일 여론조사 당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6%포인트)에 비해 크게 벌어진 것이다.

트럼프는 2차 TV토론에서도 음담패설 논란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사과했지만, 그가 해명할수록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일 트럼프가 2005년 TV쇼 사회자인 빌리 부시와 나눴던 음담패설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트럼프는 유부녀를 유혹했던 경험은 물론 여배우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성적 대상으로 묘사했다.

대선후보 자질 논란이 거세지자 공화당 지도부도 등을 돌렸다. 미국 공화당 권력서열 1위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이날 동료 하원의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지금도 앞으로도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다”면서 “남은 기간 하원의원의 다수당을 지키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선 포기를 시사한 것이다.

궁지에 몰리는 트럼프에 쐐기를 박은 것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납세 내역을 공개했다. 2차 TV토론에서 클린턴이 세금회피 의혹에 공세를 퍼붓자 트럼프가“버핏과 같은 힐러리 친구들이 (나보다) 더 많이 세금 안낸다”고 반박, 버핏이 ‘팩트체킹(사실확인)’에 직접 나선 것이다. 버핏은 이날 납세 내역을 공개하며 “트럼프보다 세금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가 내 소득세 납부 내역을 본적이 없으니 이를 보여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핏은 자신이 13세이던 1944년부터 지금까지 연방소득세를 한 해도 빠짐없이 납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에만 16% 정도의 소득세율을 적용받아 약 190만 달러(약 21억원)의 연방 소득세를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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