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공모연기 파장…구조조정 마지막 퍼즐 삐그덕

입력 2016-10-10 09:51 수정 2016-10-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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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부터 공모가 거품 논란

두산그룹의 재무개선 마지막 키인 밥캣 상장(IPO)이 연기되면서 이를 진두지휘하던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두산그룹 전 회장)의 리더십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밥캣 상장이 주목 받은 이유는 사실상 박 회장이 조카인 박정원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기면서까지 사활을 걸고 직접 챙겼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07년 그룹 내 글로벌 인수ㆍ합병(M&A)을 주도하면서 미국 자본이 소유한 밥캣을 49억 달러(5조7000억 원 규모)에 인수했다.

그러나 밥캣 인수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맞물려 결과적으로 두산그룹 유동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그동안 두산의 재무적 리스크가 커진 이유는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이 증가하고, 건설장비 수요가 줄면서 회사의 부채상환 능력이 크게 저하된 탓이 컸다.

두산그룹은 2014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매각 등 10여 건의 자산 매각을 잇달아 실시, 3조 원대의 여유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밥캣의 IPO는 두산 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을 줄이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던 상황이다.

애초 밥캣은 미국 증시 상장을 염두에 뒀다. 그러나 브렉시트와 미국 금리 인상 등 돌발 악재로 인해 국내 상장이라는 신의 한수를 선택했지만 결국 이마저도 부메랑이 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재무 위기는 사실상 밥캣 인수 이후부터 본격화된 것이기 때문에 박 회장 입장에서도 밥캣의 상장(IPO)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결자해지의 자세가 컸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IPO 실패로 박 전 회장은 물론 박정원 회장의 리더십에도 급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박 회장이 지난해 사업권 획득을 주도한 면세점 사업도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면세점은 현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 측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자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과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한 만큼, 상장 시기와 공모 구조가 조정되는 것”이라며 “공모물량 조정 등으로 확보하는 자금 규모에 차이는 있겠으나, 재무구조 개선에 차질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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