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때문에 받은 400억 원대 과징금 탓에 작년에 이어 올해 순이익 규모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전일 공정위로부터 414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007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타사 영업 담당자들과 모여 드라이몰탈 가격을 주기적으로 올린 것이 문제가 됐다.
드라이몰탈은 시멘트와 모래를 균일하게 섞은 것으로 건설현장에서 물만 부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즉석 시멘트다. 한일시멘트는 ‘레미탈’이라는 제품명으로 드라이몰탈을 생산하고 있다. 담합 탓에 일반 미장용 포장(40kg) 제품 가격은 2007년 1900원에서 2013년 3200원으로 70% 가량 뛰었다.
한일시멘트가 과징금을 받은 것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한일시멘트는 시멘트 가격 담합으로 5개 시멘트 제조사와 함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한일시멘트가 받은 과징금은 446억 원이었다.
한일시멘트는 연초 받은 과징금을 작년 실적에 이미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반 토막 났다. 별도 기준 한일시멘트의 실적을 보면 이 회사는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의 안정과 시멘트 단가 인상에 힘입어 2013~2014년 1200억 원대의 영업이익에 700억~800억 원대의 순이익을 거뒀다.
한일시멘트는 작년에도 1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음에도 446억 원의 과징금과 144억 원가량의 투자자산 처분손실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335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또 이러한 실적 부진은 전일 부과받은 과징금 탓에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5121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4932억 원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93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8% 급감했고 순이익 규모도 473억 원에서 312억 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414억 원의 과징금을 반영하면 한일시멘트의 올해 순이익 규모는 전년보다 적거나 유사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에 설비 보수 비용의 반영과 레미탈 사업부의 고전으로 실적이 부진했으나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과징금이 반영된 연간 실적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