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이자 부통령 후보인 마이클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가 4일(현지시간) 진행된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우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토론회 직후 미국 CNN방송과 여론조사업체 ORC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8%가 펜스 주지사가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케인 상원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고 답했다. 케인 상원의원이 우세했다는 평가를 내린 응답자는 42%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의 67%가 펜스 주지사가 예상보다 잘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응답자의 43%가 케인 의원이 기대보다 못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두 부통령 후보는 클린턴의‘이메일 스캔들’과 트럼프의 납세 회피 논란 대통령 후보 문제를 비롯해 북핵을 비롯한 핵무기 문제 등 여러 가지 사안을 놓고 격돌했다.
펜스 주지사가 이날 TV토론에서 상대적으로 케인 의원에 비해 우세했다는 평가를 이끌어 낸 비결은 러닝메이트인 트럼프와 관련한 각종 논란에 반박하거나 옹호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버지니아주 팜빌의 롱우드 대학에서 열린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클린턴의 러닝메이트 케인 의원은 그간 트럼프의 각종 막말과 논란을 끄집어내며 공세를 퍼부었다. 펜스 주지사는 “그를(트럼프를) 옹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지만 정작 토론 내내 목청껏(full-throated) 옹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적했다. 케인 의원은 토론 초반부터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 더 좋은 지도자라는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지만 정작 펜스 주지사는 “클린턴의 선거캠프는 모욕으로 가득찼다”면서 주제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후 케인 의원이 두 차례 트럼프의 푸틴 옹호 발언에 대해 언급했지만 펜스 주지사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푸틴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클린턴과 오바마 대통령의 무능한 리더십을 꼬집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전체적인 토론 분위기에 대해 “케인이 여러 번 펜스에게 트럼프의 발언들을 방어하도록 미끼를 던졌지만, 펜스는 절제를 바탕으로 그런 공격들을 막아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펜스가 토란 초반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토론의 승자로 지목했다. 반면 케인의 공격적인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닷새 뒤인 9일, 클린턴과 트럼프의 두 번째 토론이 이어진다. 지난주 진행된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우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