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측의 해명 이후에도 고(故) 백남기 농민 사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경찰이 예로 든 '유사 사건'의 판결을 근거로 "법원에서 경찰의 책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경찰과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경찰이 유사 부검 사례라고 밝힌 1건의 재판에서 법원은 폭행이 사망 원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경찰에 '피해일로부터 1년가량 경과 후 사망 시 부검한 사례'가 있는지 요청했고 경찰은 또 다른 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 사례는 2014년 강원도 원주에서 발생한 이른바 '원주 도둑 뇌사' 사건이다.
당시 22세 집주인은 자기 집에 침입한 55세 도둑을 주먹과 발, 알루미늄 빨래건조대 등으로 머리 등을 마구 때려 뇌사에 빠뜨렸다. 55세 절도범은 폭행을 당한 이후 뇌사에 빠졌고 9개월 동안 입원했다가 폐렴으로 숨졌다.
경찰은 질의에 대해 "사인에 의문이 있을 수 있는 것은 통상적으로 부검을 시행한다는 의미"라며 이런 사안도 있다고 원주 도둑 뇌사 사건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이 원주 도둑 뇌사 사건의 가해자인 집주인에게 상해치사죄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했다. 애초 집주인의 혐의는 '집단·흉기 등 상해'였지만 항소심 도중 절도범이 숨져 '상해치사'로 변경됐다.
당시 재판에서 담당 의사는 "폐렴의 발생 원인은 빈혈 및 두부 손상 후유증에 따른 경막하 혈종이다"며 "의식불명 상태로 장기간 입원 및 수술 치료를 받는 환자는 두부 손상에 따른 의식 저하로 합병증이 흔하게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폐렴이 피고인(집주인)이 가한 외상과 피해자(도둑)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절할만한 독립적 사망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이를 참고해 판단했다.
더민주 박주민 의원은 이를 바탕으로 "현재 논란처럼 진단서상 병사이든 외인사이든 법원의 판단은 결국 사망의 원인을 제공한 경찰의 책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