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을 꽉 채운 드론 부품들과 시제품들, 그리고 시험 비행을 위해 천장 곳곳에 설치돼 있는 카메라들까지. 지난달 26일 방문한 드론 스타트업 유비파이의 서울 봉천동 사무실은 그야말로 ‘드론 연구소’를 방불케 했다.
이곳에서 만난 임현 유비파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 박사 출신의 젊은 사업가다. 그는 실내외 자율 비행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의 드론을 개발하기 위해 함께 드론을 연구했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 박사들을 주축으로 2014년 유비파이를 설립했다.
“로봇을 자동으로 움직이게 하는 기술을 현실화하고 싶었다”는 임 대표는 창업 3년차인 올해 첫 성과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이르면 이달 초, 늦어도 내달 초까지 레이싱 드론을 출시해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라며 “특정 드론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해 반응을 보고, 지속적인 소프트웨어(SW) 패치로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싱 드론 출시는 유비파이가 올 초부터 드론 SW를 개발하면서 함께 발전한 하드웨어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기획됐다. 임 대표는 “AI 드론으로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의 하드웨어 기술이 아깝다고 생각돼 제품화하기로 했다”며 “빠르고 급격한 기동이 필수인 레이싱 드론은 극한의 상황을 견뎌야 하는 만큼, 향후 AI 드론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유비파이는 지난달 초 엔씨소프트, NC다이노스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 드론 레이싱 국가대표 선발전인 ‘2016 코리아 드론 내셔널즈’를 열고, 드론 레이싱 문화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유비파이에 48억 원을 투자하며 연을 맺은 파트너다. 임 대표는 “레이싱 드론은 게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미디어, 드론 레이싱 기술, 게임 요소 등을 어떻게 잘 조화시켜 상업화를 할 수 있을지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레이싱 드론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임 대표가 궁극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목표는 ‘AI 드론’이다. 그가 목표한 공략의 시점은 내년 중순이다. 임 대표는 “아직까지는 일단 날리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드론들이 많은데, 우리는 명령만 하면 알아서 움직이는 드론을 선보일 것”이라며 “내년 중순까지 AI 드론을 개발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초부터는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인 기술을 개발해 국내외 무인화 사업을 이끌고, 이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을 유비파이가 맡는 것이 궁극적인 나의 꿈이자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비파이는 엔씨소프트 외에도 지난달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중소기업청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프로그램(TIPS)’와 창업진흥원 ‘고급기술인력 창업지원 프로그램’에도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