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우정저축은행이 홍콩증시에서 미지근한 모습으로 데뷔했다.
우정저축은행은 28일(현지시간) 홍콩증시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인 4.76홍콩달러 대비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은행 주가는 이날 4.77홍콩달러로 오전장을 마쳤다.
우정저축은행은 기업공개(IPO)로 74억 달러(약 8조1215억 원)를 조달했다. 이는 2년 전 알리바바그룹홀딩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세계 최대 규모 IPO다.
다만 IPO 당시에도 공모가는 예측 범위의 하단에서 형성됐는데 이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다른 중국 대형은행들보다 가치가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당초 우정저축은행은 IPO로 81억 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또 IPO 응모 비율도 1.6배에 불과했다.
이런 불안에도 우정저축은행이 그나마 보합세를 유지한 것은 6개 기초투자자(cornerstone investor)가 IPO를 뒷받침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들 기초투자자는 IPO 물량의 77%에 해당하는 57억 달러를 소화했다. 이들은 앞으로 6개월간 우정저축은행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게 된다.
우정저축은행은 중국에서 8301개의 자체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체국을 통해 3만1756곳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티베트 라싸에서 수도인 베이징에 이르기까지 중국에서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지점 운영을 돕는 중국우정그룹에 비용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총자산순이익률(ROA)은 경쟁 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리너스 입 퍼스트상하이증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우정저축은행 주가는 단기적으로 공모가 근처에서 왔다갔다할 것”이라며 “공모가가 예측 범위 하단에서 형성됐기 때문에 상장 이후 조금 오를 여지는 있지만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면 주가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