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대전’으로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달구던 오뚜기와 농심의 주가가 연중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는 부대찌개 라면이 라면주의 주가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143만대까지 올랐던 오뚜기의 주가는 70만 원대로 곤두박질 치면서 47% 빠졌다. 농심 역시 연초 고점(54만 원) 대비 41% 감소했다. 라면 업계 1, 2등을 차지하는 두 기업의 주가가 나란히 반토막 난 셈이다.
주가 하락세는 라면 시장 정체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무더위 속 국물라면이 비수기에 접어든 점도 한몫했다.
이들 업체는 잇따라 부대찌개 라면을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농심이 지난달 출시한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출시 50일 만에 100억 원 매출을 올렸다. 오뚜기 역시 지난 18일 ‘부대찌개라면’을 출시했다. 가격저항감이 커 판매 단가 인상이 어려운 기존 제품 대신, 프리미엄 라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신제품의 흥행에 힘입어 주가 역시 연중 저점을 찍은 후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오뚜기와 농심의 주가는 각각 8.1%, 6.6% 올랐다.
그러나 3분기 실적은 엇갈릴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부대찌개 라면 후발 주자인 오뚜기가 농심 대비 선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오뚜기의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432억 원, 410억 원을 기록해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감소했던 라면 부문 시장점유율이 23%대로 회복되면서 신성장 영역인 면부문이 매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뚜기는 라면 외에도 주력부문인 냉동식품과 조미·소스 부문 제품의 선전이 영업실적을 지지할 것으로 분석돼 농심 대비 차별점을 갖는다는 평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단일 사업부문으로 포트폴리오 집중도가 높은 경쟁업체보다 이익 안정성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초 이후 지속된 주가 하향조정으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안정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중장기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농심은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 감소한 2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부대찌개면 매출액이 지난해 히트작 ‘짜왕’에 근접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판촉비 경쟁과 기존 국물라면 제품의 판매 감소가 겹치면서 부진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