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텍이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을 꿈꾸며 항체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타깃 질환 발굴부터 항체 개량 및 제작, 항체 생산공정 개발 및 제품화에 이르는 항체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각각의 기업들이 차별화된 노하우를 확보해 탄탄한 항체신약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10여개가 넘는 바이오텍이 저마다의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항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파멥신을 비롯해 다이노나 와이바이오로직스 ABL바이오 등이 대표적이다.
항체의약품은 외부 침입물질로부터 신체 방어를 위해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인 항체의 작용원리를 이용해 만든 의약품으로 질병을 유발하는 인체 내 표적물질에 결합, 제거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질병의 원인물질에만 특이적으로 반응해 효과가 우수하며 체내에 존재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전세계 매출 10위권 의약품 중 절반 이상이 항체의약품일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높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파멥신이다. 완전인간 항체신약인 타니비루맵은 현재 호주에서 임상 2a상이 진행되고 있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악성 뇌종양으로 항암 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생존기간이 14개월에 불과한 재발성 교모세포종이 타깃이다.
유진산 대표는 최근 열린 한 기업 설명회에서 "내년 중반까지 호주에서 타니비루맵(Tanibirumab) 2a상을 완료한 후 2b상은 한국·미국·유럽·일본·호주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케미컬 바이오사업부문 인력들이 뭉친 신생 ABL바이오는 이중항체에 대한 노하우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항체는 두 가지 항원(몸속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을 동시에 인식하는 항체로 이를 통해 더욱 효과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70여종 이상이 개발될 정도로 주목도가 높다.
이 중 'ABL001'은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으로 내년 5월 임상 1상 승인 신청을 계획 중이다. 혈관내피 성장인자(VEGF)와 혈관생성에 관여하는 Dll4를 동시에 억제해 암 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차단한다.
다이노나는 '독보적인 타깃'을 겨냥한다. 급성백혈병 치료용 항체인 DNP001, 삼중유방암 타깃 항체인 DNP003 그리고 새로운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ICI, Immune check point inhibitor) 등이다.
이 중 DNP001은 DNP001은 급성백혈구 세포에서만 발현하고 있는 세포표면에 발현하는 당단백질인 JL1을 겨냥하는 항체로 이미 급성백혈병 환자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다이노나는 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해 DNP001 항체에 약물을 붙인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 결합체)로 개량하고 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다양한 인간항체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루에 만개 이상의 인간항체 스크리닝이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런 라이브러리를 바탕으로 CJ헬스케어, 안국약품,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사노피 아벤티스 등 국내외 기업들과 다양하게 협력하고 있다.
와이바이오로직스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파이프라인 YBL-006, YBL007은 각각 PD-1, PDL-1을 겨냥하는 항체로 올 초부터 시작해서 4개월 안에 항체 제작을 완성했으며 기존 항체와 동등한 성능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Better PD-1 혹은 PDL-1’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