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전기요금 원가연동제 도입 ‘탄력’

입력 2016-09-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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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요금체계 위해 필요”… 산업부 장관, 개선 시사

주택용 누진제 등 전기요금 체계 개편 논의가 가속화되면서 전기료에도 원료의 가격변동을 반영하는 ‘원가(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동제 시행에 따른 요금 인상 우려가 줄어들면서 더욱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전기요금제 개편에 대한 야당 위원들의 질의가 쏟아지면서 전기요금 원가연동제의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됐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기요금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전기요금 체계가 합리적으로 이뤄지려면 원가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가연동제는 전기 생산에 쓰이는 석탄·천연가스·중유 등의 가격 변동을 소비자 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현재 가스와 지역난방 요금에는 이 제도가 도입돼 있다.

같은 당 이훈 의원도 “전기요금의 개편은 한국전력과 자회사의 원가를 사전에 책정하고 이에 대한 검증을 통해 후년에 그 원가를 유가변동에 맞춰 탄력성을 줘야만 국민들의 불필요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원가의 합리적인 반영이 돼야 지속 가능하다”면서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료의 가격변동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요금체계의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앞서 정부는 2013년에도 전기요금 개편 방안으로 원가연동제를 꺼내들었지만 국회 보고 과정에서 시행이 유보됐다. 연동제를 도입하면 원가가 오를 경우 전기요금이 비싸질 수 있다는 이유가 컸다. 하지만 현재는 배럴당 100달러가 넘던 2013년보다 국제유가가 절반 이하로 고꾸라진 상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7일(현지시간)에도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합의 전망이 약해지면서 전날보다 2.7% 내려간 배럴당 44.67달러로 마감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료비 변동을 소매전기요금에 즉각적으로 반영하지 않을 경우 전력소비자에게 정확한 가격신호를 전달하지 못해 전력소비자가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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