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유죄를 선보받았던 이완구 전 총리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함께 리스트에 연루됐던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유죄 판결과 관련해서는 "말씀드리지 않는 게 예의"이라며 "나름대로 법적 논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전 총리는 27일 오전 11시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끝난 직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무죄 판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먼저 검찰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쳤다. 그는 "이런 식의 검찰권 행사는 안 된다는 국민적인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성완종 전 회장은 총리인 내가 검찰을 지휘해 본인이 수사 타깃이 됐다는 오해 아닌 오해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혐의를 부인했던 바 있다. 항소심 결과가 나혼 직후 당시를 언급하며 "디지털 시대에 언제 누가 녹음하거나 촬영할지 모르는 상황에 그런 말을 한 것은 그만큼 결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정치활동 계획을 묻자 이 전 총리는 "그런 것은 언급하지 않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성완종 리스트'에 함께 연루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말씀드리지 않는 게 예의"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그 사건은 나름대로 법적 논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24 재보궐 선거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온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현금 30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1심은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남긴 언론 인터뷰 등을 근거로 금품 전달이 사실이라 보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결과가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