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내리막길을 걷던 LG전자의 주가가 결국 5만 원 밑으로 추락했다. 반등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이제 지칠 만큼 지쳤다는 반응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1.6% 하락한 4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주가는 4만9150원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이날 LG전자는 오는 29일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둔 전략 스마트폰 V20의 출고가를 89만9800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LG전자 MC사업부의 역대 최고 히트작 G3와 같은 금액으로, 시장 예상치보다 10만 원 가량 높다.
하지만 V20에 대한 LG전자의 자신감은 투자자들에게 전혀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주가는 V20이 공개된 지난 7일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회사의 기초체력을 고려한 주가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5만 원선까지 무너지고 말았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V20 출시가 LG전자 MC사업부의 실적을 좌우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하반기 반짝 모델로 인식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TV와 생활가전의 양호한 실적으로 홈엔터테인먼트(HE) 및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부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MC사업부의 부진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주가 회복이 MC사업부의 회복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하반기 가혹한 구조조정을 통해 MC사업부의 적자폭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눈에 띄는 주가 상승은 어렵다는 관측이다. 구조조정을 실시할 경우 관련 비용 발생으로 인한 진통이 불가피하지만, 일시적인 충격이 지나가고 나면 2017년 실적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고의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MC사업부는 모델 단순화와 저수익 지역 판매 비중 축소, 인력 재조정 등 사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체질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는 2017년부터는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 MC사업부의 손실이 구조조정 비용이 단순 매출부진에 따른 것으로 결론난다면 LG전자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권 연구원은 “현 시점은 주가 상승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확답할 수 없는 구간”이라며 “주가가 과매도로 인해 과도하게 낮아진 측면은 있지만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어서 투자자들이 싼 가격에도 쉽게 손을 뻗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