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강세를 보이던 제약ㆍ바이오주가 7월과 8월 급락하며 추운 여름을 보낸 가운데, 하반기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IPO(기업공개)에 나서 업종에 대한 관심이 다시 회복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업종지수는 7월 10.4%, 8월 4.3% 하락했으며, 코스닥시장에서 제약업종지수는 7월 0.9%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한미약품과 셀트리온 등의 연구개발 성과가 제약ㆍ바이오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상반기 코스닥지수를 끌어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ㆍ바이오주 하락 원인에 대해 “국내외 임상 및 허가 실패, 기술수출 성과 부재, 대규모 유상증자 때문”이라며 “하반기 R&D 성과와 IPO 본격화에 따라 업종 관심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올해 안에 상장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제약ㆍ바이오 기업은 10여 곳에 달한다. 지난달 12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예상 공모금액은 약 3조 원으로 상장에 성공하면, 시가총액 10조 원대로 코스피 시총 30위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W홀딩스의 자회사이자 국내 수액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JW생명과학은 9일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절차에 착수했다. 회사는 다음 달 10~11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18~19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10월 27일이다.
‘신신파스’로 알려진 신신제약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KB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9일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항암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신라젠도 최근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코오롱제약도 올해 초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해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을 추진해오다 주춤하던 CJ헬스케어도 이재현 회장의 귀환으로 연내 상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반기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의 IPO 공세에도 지난해 한미약품의 성과처럼 의미 있는 결실이 나오지 않는 이상 약세의 흐름을 끊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어 의미 있는 기술 수출이 나오기 전까지 업종 지수 흐름은 지지부진할 것”이라며 “한미약품과 같은 대규모 기술 수출이 나와야만 지수 반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