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0) 씨가 결국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존재하는 가운데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게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남부지법 김선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열린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정부의 인가 없이 투자매매회사를 설립, 약 1700억 원의 불법 주식 매매를 하고 수백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다
김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씨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한 혐의를 받아왔다. 2014년 7월부터 지난 달까지 주식 매매로 1670억원을 벌어들인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비상장 주식에 대한 성장 전망을 방송에서 사실과 다르게 포장해 이야기한 뒤 주식을 팔아 150억 원 가량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올 2월부터 8월까지 원금과 투자 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220억 원을 끌어모은 혐의(유사수신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도 있다.
대다수 피해자는 방송에서 이씨를 보고 투자매매회사에 회원가입 했고 "문제가 되면 2배로 보상하겠다"는 이씨의 말에 속아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지난달 23일 이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후 이달 5일 이씨를 체포해 48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한 끝에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증권 관련 케이블 TV 방송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얻은 이씨가 1000여 명의 주식거래에 관여한 만큼 이씨를 고소·고발한 40명 외에도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주택이나 고가 외제차 사진을 올리며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렸고 케이블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을 자수성가한 '흙수저' 출신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