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라운드2 ⑫금호아시아나그룹] 형제갈등 종식…금호석화, 아시아나항공 지분 팔까

입력 2016-09-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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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관련된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09년부터 시작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간의 형제 갈등이 모두 일단락됐다.

지난달 금호석유화학 측은 “당사는 스스로 가치를 제고하고 주주에게 이익을 되돌려주는 기업 본연의 목적에 더욱 집중하고자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모든 송사를 내려놓고 각자의 갈 길을 가기로 했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도 하루빨리 정상화돼 주주와 임직원, 국가 경제에 보다 더 기여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을 상대로 서울남부지검에 형사 고소한 아시아나항공 이사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사건과 박삼구 회장, 기옥 전 대표이사를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한 CP 부당지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2건을 직접 취하했다. 또한 상표권 소송도 양측은 원만하게 합의하기로 했다.

이로써 7여 년에 걸쳐 갈등을 빚어 오던 금호가 2세들 간의 갈등이 모두 마무리됐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지난 2009년 그룹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등의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이 촉발됐다. 이후 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형제의 난’이 빚어지면서 지금까지 각종 송사에 휘말려 왔었다.

특히 형제간의 법정 다툼 끝에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완전히 분리됐다. 이후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중심으로 형제간의 소송이 이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바 있다.

한편 이번 갈등 종식으로 서로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한 두 그룹 간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에 대한 처리문제다. 시장 일각에서는 금호석유화학 측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처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8월 말 현재 12.61%(2459만 3400주)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보유하면서 2대 주주의 지위에 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한꺼번에 매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칫 아시아나항공이 적대적M&A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 측이 향후 금호석유화학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모두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반기 기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현금성 자산이 6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어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게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금호가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전을 앞두고 실탄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금호석화의 아시아나 지분 매입 역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든 형제간의 갈등 종식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연결고리를 끊어낼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써는 어떤 방식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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