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고객분들이 금융상품에 가입해봤자 재미가 없다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맞는 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1억 원이란 돈에 1%의 차이라고 해도 연간 100만 원의 투자수익의 차이가 발생한다. 100만 원이란 소득을 직접 일을 해서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결코 적지 않다. 주위에 귀찮다며 또는 위험한 상품은 싫다며 그냥 정기예금만 가입하는 분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리스크 대비 투자수익이 양호한 상품을 경험한 이후 만족하는 고객층이 늘고 있다.
원금 보장만을 선호하는 분들을 위해 조금만 발품을 팔면 정기예금보다 안정적으로 추가수익을 거둘 수 있는 몇 가지 상품군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수시로 모집되는 맞춤형 특정금전신탁 상품이 있다. 운용자산의 안정성을 감안해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데 최근 은행에서 모집하는 이 상품은 보수적인 고객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채권 전문가 그룹이 신용등급ㆍ재무구조 등을 사전 평가해 안전성 높은 채권을 필터링하여 상품화하고 있다.
맞춤형 신탁은 주로 우량한 회사채나 기업어음 또는 전자단기사채 등을 투자대상으로 발행된다. 개별 상품마다 신용도가 다르나 관심 갖고 찾아보면 정기예금보다 연 1% 이상의 수익을 더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출시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비과세가 적용되는 2년제 채권 상품이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사례도 있다.
발행회사의 신용도는 은행에서 제공하는 기업신용 분석자료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설명을 요청해야 한다. 만기에 일시에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도 있지만 3개월 단위로 이자가 지급되는 상품도 있다. 투자기간도 짧게는 3개월에서 긴 것은 2년이 넘는 것도 있어 자금 운용계획에 맞추어 투자가 가능하다.
둘째 파산이나 채무불이행 위험이 적은 공기업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AAA등급), 한국가스공사(AAA등급), 경기도시공사(AAA) 등 국내 시중은행 신용등급보다 우량한 신용등급을 가진 공기업의 신용사건(파산이나 채무불이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들이 주를 이룬다. 우량한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러한 경우는 해당 기업의 신용도나 전체적인 업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런 상품의 경우 해당 공기업의 채권을 직접 매입하는 수익률보다 추가 금리가 적용될 뿐 아니라 안정성까지 확보되어 반복적으로 재투자하는 고객층이 많다.
셋째 국공채 또는 하이일드 채권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본으로 하고 자산의 일부를 공모주 청약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공모주펀드를 추천한다. 개인투자가가 공모주시장에 참여하는 건 번거롭기도 하고 투자자들이 몰리는 인기공모주의 경우에는 높은 경쟁률로 인해 배정 물량이 현저하게 작다. 이에 비해 기관투자가(공모주펀드)는 공모주 한도 배정을 개인 청약에 비해 1.5배 이상 높게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특히 올해 하반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게임즈, 두산밥캣 등 굵직한 기업들이 공모를 준비하고 있어 공모주시장 전망이 밝은 것도 추천 사유이다.
넷째 최근 달러가 1100원대로 떨어지며 달러 상품 보유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물론 환율 하락에 따른 투자 원금 손실이 있을 수 있으나 전체 금융자산을 원화만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외화자산을 보유할 것을 추천한다. 달러를 직접 매입하거나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달러 ELF에 투자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겠으나 필자는 아래의 두 가지 상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분할매수형 Wrap(원ㆍ달러)’ 상품은 원ㆍ달러 환율이 일정환율(1150원대) 이하로 떨어지면 상장지수펀드(ETF)를 분할 매입하는 투자 방식으로 연 5~7%의 수익을 목표로 운용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추가로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를 예상하는 경우 달러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1% 내외인 은행의 외화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공시이율(2%대 초반)이 10년간 확정금리로 적용되며,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몰론 보유 기간 중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 환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환차익에 대한 수익은 비과세가 적용된다.
위에 설명한 몇 가지 상품들은 은행의 PB센터와 같은 곳에서 수시로 모집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에 거래하는 은행 영업점 담당 직원에게 부탁을 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요즘은 일반 영업점에서도 소개를 통해 은행 PWM 상품 가입이 가능한 것이 일반적이다). 목돈을 만드는 것도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느 정도 모인 목돈을 안전하게 굴리는 일 역시 생각처럼 쉽지 않다.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감안해서 최대한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무엇인지, 투자 대상 기초자산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투자자 자신이 발품을 팔며 공부해야 한다. 나 대신 24시간 차곡차곡 자산을 늘려줄 똘똘한 금융상품을 찾아보는 것은 결코 헛된 수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