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구명 로비 명목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장판사가 3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김모 부장판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김 부장판사는 2014년 정 전 대표로부터 레인지로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시가보다 낮은 가격인 5000만원에 사들였다가 대금 일부를 돌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 전 대표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수표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이 돈이 조의금으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정 전 대표로부터 로비 자금 1억 원을 받아간 성형외과 원장 이모 씨가 전달한 돈의 일부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11월 가짜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을 유통시킨 상표법 위반 사범 사건을 3건 처리했다. 검찰은 정 전 대표가 판결 결과에 영향을 준 게 아닌지 조사할 방침이다.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가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의 딸은 2013년 네이처리퍼블릭이 후원하는 미인대회에 참가해 1위로 뽑히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진위여부를 떠나 지속적인 의혹제기로 인해 정상적인 재판업무 수행이 곤란하다"며 휴직을 신청했다. 이튿날 대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내년 2월 19일까지 재판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