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당국이 최근 증시에서 이뤄진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대해 정밀 조사를 벌이는 등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당국의 단속에 중국증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거래소는 지난 7월 초 이후 2개월간 이뤄진 774건의 주가 급변동 사례를 조사해 38명 투자자 계좌를 정지시켰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두 거래소는 이 소식을 공식 웨이보 계정에 공지했다. 또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사례집을 발표하고 과도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들에 경고하는 등 더욱 공개적으로 투기 세력 축출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류스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은 “시장의 과도한 움직임에 엄정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여름 증시 대폭락으로 5조 달러(약 5629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이후 간신히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증시가 당국의 단속으로 다시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투기에 대한 단속은 글로벌 머니매니저들의 중국증시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증시에서 멀어지게 할 위험이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이런 단속으로 최근 중국증시는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개월간 일일 주가 변동폭인 10%까지 움직인 종목 수는 직전 60일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7월 26일 이후 0.7% 올라, 직전 2개월간 상승폭 8%보다 크게 둔화했다. 이날도 상하이지수는 장중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0.01% 하락으로 마감했다.
흥업증권의 왕더룬 애널리스트는 “최근 집중적인 감독으로 주식 투자자들이 낮은 가치와 안정적 실적을 보이는 가치주에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할 것”이라며 시장 건전화를 위한 긍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하이둥 진쾅투자관리 수석 투자전략가는 “당국의 단속이 시장 움직임을 질식시킬 것”이라며 “중국은 투기 분위기가 강하며 시장은 이런 투기 열풍 속에 나오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