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당국이 최근 증시에서 이뤄진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정밀 조사를 벌이는 등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거래소는 지난 7월 초 이후 2개월간 이뤄진 774건의 주가 급변동 사례를 조사해 38명 투자자 계좌를 정지시켰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두 거래소는 이 소식을 공식 웨이보 계정에도 공지했다. 또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사례집을 발표하고 과도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들에 경고하는 등 더욱 공개적으로 투기 세력 축출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류스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은 “시장의 과도한 움직임에 엄정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당국은 최근 투기세력 단속 사례로 단둥신타이전기를 들었다. 이 업체는 지난달 8일 선전증시 창업판(ChiNextㆍ차이넥스트)에서 상장폐지 예고 발표가 났으며 선전거래소가 여러 차례 상장폐지는 기정사실이라고 경고했음에도 트레이더들이 앞다퉈 주식을 매입한 결과 지난달 27일 거래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10% 폭등했다.
이에 당국은 신타이 주식을 많이 보유한 증권사에 공문을 보내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중타이증권 등은 투자자들이 직접 지점을 방문해 자신들이 주식을 매입하기 전에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는 문서에 서명토록 했다. 현재 신타이는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여름 증시 대폭락으로 5조 달러(약 5629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이후 간신히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증시가 당국의 단속으로 다시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투기에 대한 단속은 글로벌 머니매니저들의 중국증시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증시에서 멀어지게 할 위험이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이런 단속으로 최근 중국증시는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개월간 일일 주가 변동폭인 10%까지 움직인 종목 수는 직전 60일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7월 26일 이후 0.7% 올라, 직전 2개월간 상승폭 8%보다 크게 둔화했다.
흥업증권의 왕더룬 애널리스트는 “최근 집중적인 감독으로 주식 투자자들이 낮은 가치와 안정적 실적을 보이는 가치주에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할 것”이라며 시장 건전화를 위한 긍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하이둥 진쾅투자관리 수석 투자전략가는 “당국의 단속이 시장 움직임을 질식시킬 것”이라며 “중국은 투기 분위기가 강하며 시장은 이런 투기 열풍 속에 나오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에 의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는 채권과 부동산시장의 과열도 냉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지난주 2월 이후 처음으로 14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발행했다. 은행들이 7일물 역RP로 조달한 자금을 채권시장에 투입하자 이를 줄이려 한 것이다. 또 중국 정부는 그림자 금융 리스크 완화를 위해 ‘개인 대 개인(P2P)’ 플랫폼을 통한 기업과 개인 대출에도 상한선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