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후계 구도에 ‘최방길’ 세 글자가 주목받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경쟁에서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2강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2011년부터 신한금융을 이끈 한동우 회장은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만 70세가 넘으면 회장을 할 수 없다는 신한금융 내부 규정에 따라 한 회장(만 68세)은 연임할 수 없다. 한 회장 자신도 3연임에 대한 뜻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의 후계 결정엔 한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한 회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 대부분이다.
특히 회추위원인 남궁훈 기타 비상무이사는 한 회장의 서울대 법대 1년 선배로 5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한 회장은 남궁 이사가 사외이사 임기 제한에 걸리자 올 초 기타 비상무이사로 자격을 바꿔 잔류시켰다.
한 회장은 ‘지배구조 안정’, ‘신한 사태 그림자 지우기’의 두 가지 원칙을 갖고 후계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2개의 후계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먼저 연공서열 중심의 차기 회장 선임이다. 한 회장은 1948년생으로 조 행장(1957년), 위 사장(1958년)과 10년 정도 차이 난다. 조 행장, 위 사장은 신한금융 임원진과 비슷한 연배다. 둘 중 누가 차기 회장에 오르더라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불가피하다. 그동안 조직 안정에 온 힘을 쏟아 온 한 회장으로서는 염려될 수 있다.
이는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와 함께 권점주 전 신한생명 대표 등 제3의 인물들이 거론되는 이유로 꼽힌다. 최 전 대표, 권 전 대표는 각각 1951년, 1955년생으로 나이로는 한 회장과 조 행장, 위 사장의 중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에 신한지주가 본부장급을 1964년생으로 바꾸는 등 조직의 변화를 보인다”며 “한 회장 입장에서 차기 회장의 연령대를 1950년대 초ㆍ중반이 알맞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신한 사태의 장본인들인 ‘라응찬-신상호’ 색깔 지우기다. 위 사장은 이들의 권력 암투 당시 대외 언론 홍보담당이었다. 권 전 대표는 신 사장과 같은 호남 출신이다. 신한 사태에서 자유로운 인물은 조 행장, 최 전 대표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 사람보다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강한 곳”이라며 “특정인과 연관이 없는 사람을 회장으로 선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신한금융은 내년 1월 회추위를 구성해 차기 회장 후보를 5명 안팎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하마평에 오른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 전ㆍ현직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10명 내외의 ‘롱리스트’를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