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에 따른 자금이체 시 집중입력 시간대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감시간대 자금이체가 몰리며 결제가 지체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자금이체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증권대금동시결제의 조기화 필요성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은행은 ‘한은금융망 참가기관 간 자금수급구조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오후 4시 이전인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등 '지급이체지시 집중입력시간대'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전체 외환거래대금 결제를 위한 지급이체지시의 약 40%가 외환결제대금 집중입력시간대인 오전 11시5분부터 30분까지 입력하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현재 한은금융망 마감시간대인 오후 4시부터 5시30분까지 금융투자회사를 중심으로 결제가 집중되면서 참가기관간 자금수급의 64.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금융투자회사의 경우 마감시간대 지급비중은 일중 전체 거래의 79.0%를 기록 중이다.
이병목 한은금융망 개편반장은 “기계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보니 마감시간대에 자금이 몰려 결제가 연쇄적으로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자금이체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증권대금동시결제(Delivery Versus Payment) 조기화를 목표로 집중입력시간대를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 금융망 내 자금수급은 일평균 295조원으로 국내 은행과 금융투자회사 간 자금이체가 39.6%인 116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어 국내은행과 국내은행 등 동일기관 그룹 내 자금이체가 23.1%(68조원)의 비중을 보였다.
참가기관 그룹간 자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국내은행이 여타 그룹에 자금공급기관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은행은 여타 그룹에 대해 오전에 결제 자금을 공급한 후 오후에 회수하는 결제패턴을 보였다.
결제 자금이 풍부한 국내 은행들이 여타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오전 9~12시 사이에 콜거래, 외환 및 증권 거래 등에 따른 대금결제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은 낮 12시부터 오후 3시 59분 및 마감시간인 오후 4시부터 5시 30분 중에 대금결제를 통해 공급한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반장은 “한은 금융망 내 자금수급 집중도 및 결제관계 중심성이 높은 기관을 중요 결제 기관으로 선정하고 이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한은금융망 결제 동향 및 가동효과, 참가기관 결제형태 등 참가기관과의 정보 공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