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Macy's)가 100개 매장을 접고 온라인몰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11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유통공룡으로 부상한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이 유통시장의 판도를 흔들자 미국 대표 백화점인 메이시가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메이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체 백화점 점포의 15%에 해당하는 100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메이시는 미국 전역에 728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구체적으로 미국 어느 지역의 매장을 철수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연말 쇼핑 시즌이 끝나는 2017년 초에 매장 폐쇄 조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미 지난 1월에 40개의 점포 문을 닫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실상 1년 새에 두 차례의 매장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이처럼 메이시가 점포 축소에 나서는 배경에는 아마존의 부상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마존닷컴을 비롯해 인터넷 쇼핑몰이 인기를 끌면서 백화점을 찾는 고객의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고 메이시는 매출도 6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매출 부진이 이어지자 지난해에는 주주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밸류로부터 점포를 비롯한 부동산 자산 매각 압력을 받았다.
실제로 이날 메이시가 발표한 5~7월 매출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58억7000만 달러였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점포 정리에 따른 비용 발생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95% 급감한 1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익은 2억4900만 달러였다. 회사는 추가 매장 폐쇄에 따른 매출 감소는 연간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축소 움직임은 메이시뿐만이 아니다.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체인 월마트는 지난 1월 269개의 매장을 정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에는 온라인몰 사업 강화를 위해 아마존의 신흥 라이벌로 손꼽히는 제트닷컴을 33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밖에 타킷과 JC페니, K마트, 콜스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도 최근 몇 개월간 매장을 정리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한편 이날 메이시 주가는 17% 급등해 2008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