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 이번 주 중 올 여름 최대전력 기록이 또 다시 깨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최고전력수요는 8250만㎾로, 지난달 26일 기록한 종전 여름철 최고 수치 8111만㎾를 넘어섰다. 피크 시간대는 오후 2시~3시 사이다. 이로써 올 들어 여름철 기준 최대전력 수요는 네 차례 경신됐다. 지난달 11일 7820만㎾로 종전 기록을 뛰어 넘었고 지난달 25일에는 8022만㎾로 여름철 전력수요로는 사상 처음으로 8000만㎾를 돌파한 바 있다.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오후 2시 20분 현재 예비율은 8.6%(예비력 711만㎾)를 기록 중이다. 예비율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1일 9.3%(예비력 728만㎾), 지난달 26일 9.6%(예비력 781만㎾)에 이어 올해 세 번째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주 중 올여름 최대전력이 경신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지난주 휴가를 갔던 사람들이 복귀해 산업체 조업이 정상화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이번주 전력예비율은 대체로 6∼8%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전력예비력도 지난주보다 낮은 550∼650만kW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산업부는 당분간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는 만큼 만일에 있을지 모를 전력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를 기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발전기 불시정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비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현재 정비중인 발전기도 빠른 시일내에 재가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시운전중인 4개 발전소의 생산전력도 수급 상황에 따라 예비력에 포함해 운영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수급위기 시 최단시간 내 발전이 가능한 양수발전소(470만kW규모)도 수위를 가득 채워놓고 발전기 정지 우려가 있는 시험, 작업 등은 피크시간대를 피하도록 조치를 내렸다.
특히 산업부는 대표적인 에너지낭비사례인 ‘문 열고 냉방영업 행위’를 본격 점검하고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로 했다. 앞으로 1~2주일간 한자릿수의 전력예비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측치 못한 발전기 정지 등으로 인한 전력수급 차질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같은 예비율 급락에 정부가 뒤늦게 ‘문 열고 냉방영업 행위’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혀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중순 정부는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내놓으면서 예비율에 다소 여유가 있는 점을 감안해 ‘개문 냉방 영업 자제’를 권고하고 예년처럼 단속을 실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예비력이 50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발령된다. 예비력에 따라 관심(400만㎾ 이하), 주의(300만㎾ 이하), 경계(200만㎾ 이하), 심각(100만㎾ 이하) 순으로 구분된다.
산업부는 전력수급 비상경보 단계까지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석탄화력발전기 출력향상(49만㎾) 등을 통해 418만㎾의 가용자원을 비상시에 동원할 계획이다. 상황이 나빠져 비상경보가 발령되면 민간자가발전기 가동, 전압 하향조정 등 비상단계별 대책을 통해 252만㎾ 규모의 전력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