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1994년 미국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이후 삼성물산에 입사하고 나서 1995년 12월 27세의 나이에 신세계의 대우이사가 됐다. 정 부회장은 1998년 2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신세계,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신세계아이앤씨의 등기이사로 재직했다. 그는 2005년부터 외부활동을 강화하는 등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으며, 2010년 3월 신세계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신세계그룹의 부회장이며 이마트의 총괄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재계에서도 ‘소통의 오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SNS 활동을 즐겨한다. 2011년 해킹 사건으로 한 때 트위터 활동을 중단했으나 2015년 들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이마트의 자체상표 상품들을 활발하게 홍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9월에 신규 오픈할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경영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2009년 신세계 대표이사 취임 후 주도한 ‘업태별 핵심가치 집중화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신세계는 2010년 상반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 전략은 이마트의 상시 가격 할인과 백화점의 대형점포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1996년 대학졸업 후 조선호텔에 입사했으며, 입사하자마자 등기이사로 선임돼 2010년 3월까지 등기이사 직을 유지했다. 정 총괄사장은 입사 후 디자인 전공을 살려 호텔 객실의 디자인과 인테리어 등의 고급화에 힘을 쏟았다. 이후 2007년 계열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등기이사로 선임됐고 2010년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그는 2009년 12월 신세계의 부사장으로 선임됐으며 2015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총괄사장은 그동안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은둔의 경영자‘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올해부터 사장단 회의에 직접 참여하는 등 대외 활동에 소극적이던 자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괄사장 승진과 5월의 지분 정리 등으로 경영 능력을 평가받을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백화점 관련 계열사의 경영권을 도맡게 된 정 총괄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의 해결책을 찾기란 만만치 않다. 우선 2년 연속 역성장 중인 백화점업계의 환경에서 호실적을 내는 것은 물론, 서울 강남점 증축, 부산 센텀시티몰 오픈, 김해점·하남점·대구점 개점 등 6개 신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어야 한다. 또 지난 5월 시작한 면세점사업의 성과 역시 경영 능력을 평가받는 잣대가 될 것이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