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아파트단지 분양 잘 될까

입력 2016-08-03 16:39 수정 2016-08-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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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라온프라이빗 분양률 20% 대에 그쳐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공급 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분양시장은 여전히 활기차다.

지난해보다 열기가 좀 식은 듯하나 사업 추진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 분위기다.

수도권 인기지역에서도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고 있지만 사업을 중단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주택업체 입장에서는 초기 계약률이 50%만 돼도 공사 진행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일단 계약이 되고 나면 중도금은 은행과 집단 대출 계약이 이뤄져 잔금 시점까지는 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경기가 극도로 침체되더라도 은행에서 중도금을 꼬박꼬박 넣어주는 구조여서 계약률이 일정 수준만 넘으면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주택업체들은 여전히 아파트 분양에 열을 올린다. 평택을 비롯해 일부 인기지역에서도 미계약 분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별로 개의치 않은 눈치다.

너무 많은 주택이 쏟아져 나와 이제 한계점에 다달은 듯한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하반기에도 분양 물량이 1000 가구가 넘는 대규모 사업장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이야 그렇다 치고 이미 공급 과잉지대로 불리는 곳에서도 아파트 분양을 시도하고 있으니 여간 걱정이 아니다.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던, 그것은 관련 업체가 걱정할 일이지 기자가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분양이 저조해 사업이 중단된다 해도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나 해당 주택업체가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피해의 파장은 관련 사업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반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남양주에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벌어졌다고 치자. 이런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그 지역 주택시장은 침체될 수밖에 없다. 빈 집이 수두룩하면 집값·전셋값은 떨어지게 돼 있다. 적당한 수급상황을 유지했더라면 가격의 변동이 없을 터인데 한 사업장이 망가짐에 따라 주변도 함께 피해를 입게 된다는 소리다.

호황일 때는 주변에 개발붐이 일어 나는 게 이득이지만 불경기에는 오히려 손해가 된다.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남양주 화도읍에서 분양된 라온프라이빗 아파트는 초기 분양률이 3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분양 물량 2000가구 가운데 1400여 가구가 그대로 남아있다 하니 남양주 일대 주택시장에 어떤 식으로 든 영향을 주지 않겠는가.

사업장 여건을 관찰해 보면 그곳은 대규모 물량이 해소될 장소가 아닌 성 싶다. 기반시설도 취약한데다 그보다 나은 조건의 신규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수요자의 관심을 끌기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프리미엄이 붙지 않을 곳으로 생각되니 분양률이 형편없는 것은 당연하다.

계약자도 여간 불안하지 않을 게다. 설령 완공이 된다 해도 빈집이 많으면 집값은 분양가 이하로 떨어져 손해가 불가피해진다. 한번 타격을 입게 되면 명예를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반기에 분양 일정이 잡혀있는 사업장 중에는 이런 불상사가 우려되는 곳은 없을까.

우선 GS건설이 추진하는 안산시 사동의 그랑시티가 좀 찜찜하다. 안산권에서 7000 가구의 물량이 제대로 해소될지 의문이다. 우선 1차로 3000 여 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하나 주택경기가 가라앉는 시점이라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인근에 추진 중인 송산 그린시티 프로젝트가 호재가 될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밖에 수원 망포 아이파크 롯데캐슬(1791가구),용인 성복역 푸르지오(1628가구), 청라 한양수자원(1534가구),동탄 반도유보라 10.02단지(1515가구),구리 다산 금강페라리움(1304가구) 등도 한꺼번에 소화하기에는 좀 무리가 따를 듯싶다.

시장 팍팍 돌아갈 때라면 모르겠으나 곳곳에서 미분양 물량이 소리없이 쌓여가는 분위기여서 마음이 무겁다.

이런 대형 사업장이 무너지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도 가라앉을 여지가 많다. 그런 일이 벌어질까 두렵다는 얘기다.

주택시장이 일부 과욕 사업장으로 인해 망가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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