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과 현대아산 등 그룹 측 관계자들은 고(故) 정몽헌 회장의 13주기에 북한을 방문하는 대신 조용히 비공개 사내행사를 치르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2월 개성공단의 전면중단 이후 회복되고 있지 않은 남북 관계를 고려해 올해는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정 회장 10주기인 2013년부터 2년 연속 금강산을 방문했지만, 지난해에는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직원 21명만 북한을 방문해 12주기 추모제를 지냈다. 올해 13주기 역시 현 회장은 장녀인 정지이 전무와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조건식 사장을 포함한 계열사 팀장급 이상 임직원 200여명과 함께 오전 10시 전후로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정몽헌 회장 타계 이후 13년 동안 행해진 현대상선 직원들의 선영 방문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4일 신주를 교부하고 5일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위한 신주상장을 완료하면 공식적으로 채권단 관리회사가 된다. 40년 만에 주인이 바뀌는 셈이다. 지난 2월 자율협약을 개시한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채무조정과 용선료 조정에 이어 지난달 14일 글로벌 최대 해운얼라이언스인 ‘2M’ 가입에 사실상 성공시키며 자율협약 이행을 위한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13년간 품에 안고 애지중지했던 현대상선과의 이별을 이틀 앞둔 3일 현 회장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현대그룹 연지동 본사 동관 12층 집무실에 출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