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엄습하는 저유가 공포...국제유가, 4개월 만에 40달러 선 붕괴

입력 2016-08-0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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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다시 저유가의 공포에 휩싸였다. 생산 과잉과 수요 침체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진 가운데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론까지 가세하면서 국제유가가 4개월 만에 배럴당 4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는 한동안 유가 상승에 숨통이 트였던 산유국과 에너지 기업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55센트(1.37%) 내려 배럴당 39.5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이 40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4월 초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34센트(0.8%) 떨어진 배럴당 41.80달러에 거래됐다. 이로써 전날 WTI에 이어 브렌트유도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날 원유 시장에서는 미국 증시 약세와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불안이 재점화하면서 원유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오전에는 매수세가 우세했지만 심리적 지지선인 배럴당 40달러 선이 위협받으면서 손실을 제한할 목적의 매도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의 주간 미국 원유재고 통계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유입된 것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원유와 석유 재고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 공급 과잉이 장기화할 것을 예상하고 매도에 나섰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엔화 및 유로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는 달러가 약세이면 가격 부담이 줄어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날은 미국과 유럽 증시가 모두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가격 변동이 원유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미즈호증권USA의 밥 야거 선물 부문 디렉터는 “주가가 내리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는 절정에 달했다”며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유는 세차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향배는 미국의 생산량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중동 산유국의 생산량 증가는 차치하고, 미국에서의 생산량까지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석유시추 장비 가동 수는 7월 말 시점에 약 370개로, 5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은 채굴 비용이 떨어지자 앞다퉈 시추장비 수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가 30달러 수준에서는 생산을 계속할 수 없는 업체가 나올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유가는 일시적으로 30달러대로 떨어지긴 하겠으나 연말까지 45~50달러 선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널리스트 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평균 57달러까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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