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일본 전자업계의 상호 의존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2일 웹사이트에 일본에서의 고용 창출과 경제 효과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미국에서도 작년에 비슷한 정보를 공개한 바 있는데, 각별히 일본의 사례를 공개하는 건 애플이 그만큼 일본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애플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이 일본에서 창출한 일자리 수는 71만5000개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iOS와 앱스토어 관련해 44만5000명, 애플의 지출과 성장의 결과로 다른 기업에서 창출된 일자리가 26만9000개에 이른다. 또한 일본 애플 직원 수는 2900명이다. 애플스토어는 평균 100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정규직이다.
또한 작년에 애플은 일본 865개사와 총 3조6000억 엔(약 39조 원) 규모의 거래를 했다. 거래 기업 수는 미국을 제외하면 최대 규모로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의 일본 기술력 의존도가 새삼 부각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애플이 개별국과의 거래 상황을 공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이 50%가 넘는 등 주요 시장임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의 전자업체들은 엔고 부담 등을 이유로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일본 기업의 기술력에 주목해 다양한 거래망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공급업체 파트너로는 아이폰용 카메라 부품 제조를 지원하는 간타쓰 외에 교세라, 데이코쿠잉크, 캐슈 등이 거론됐다.
200만개의 응용 프로그램이 담긴 앱스토어에서는 2008년 앱스토어 시작 이후 일본에서 약 45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애플은 밝혔다. 6월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전 세계적으로 약 500 억 달러가 개발자에게 지급됐다고 했는데, 그 중 일본 개발자에 약 96억 달러를 지급한 셈이다. 일본의 개발자 수는 53만2000명에 이른다. 대표적인 개발자로는 ‘Zen Brush 2’를 만든 피소프트하우스, ‘FitPort’를 만든 Flask 등을 애플은 예로 들었다.
애플이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서는 일본 전자·부품업계의 애플 의존도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는 자칫 양측에 상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부품업계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 대수 감소로 인해 2016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애플은 이 기간 아이폰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매출액도 23%나 줄었다. 단순 계산으로 아이폰 한 대당 출하가격은 660달러에서 595달러로 1년 전에 비해 단가가 10% 가까이 하락했다.
아이폰용 고기능 전자 부품을 공급하는 무라타와 TDK 등 일본 6개 전자 부품 대기업의 1분기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패널을 공급하는 재팬 디스플레이 등의 공장 가동률도 일제히 하락했다. 그나마 차기 아이폰7용 부품 수주가 시작되면서 생산이 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전자·부품 기업들은 히트 모델인 아이폰6 구매자의 교체 시기와 맞물린 만큼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애플은 내달 12일께 신형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애플은 일본 외에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의 경제효과에 대해서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