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수년간 최고 실적을 유지하면서 신한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999년부터 전 직급 대상으로 ‘개인 성과평가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18년간 ‘성과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저성과자는 호봉상승에 따른 임금 상승폭이 제한된다.
최근에는 ‘성과연동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개인성과에 따라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을 차등 적용한다. 임금피크제 대상 중 성과우수자에게 임금 삭감도 면제한다. 올해 관리자급 이상에 적용되는 차등형 임금피크제 대상인원 140명 가운데 50명이 성적우수자로 분류돼 직전 임금을 그대로 받는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나 급증했다.
비은행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순익은 1조4548억 원으로 1위다.
신한은행원은 올 들어 1∼3월 석 달간 31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연봉킹’에 올랐다. 월급이 1000만 원을 넘은 셈이다. 금융권 최고대우 연봉으로 인해 ‘급여부심’(급여+자부심)이 높다는 전언이다. 대신 업무강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신한금융 임원은 오전 7시면 출근을 완료한다.
상사가 일찍 출근하니 부하직원들도 이른 시간 나오는 편이다. 야근도 많아 신한은행원들은 보통 밤 10시가 다 돼야 퇴근한다. 게다가 영업실적 부진 지점으로 꼽히면 실적부진점 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오전에 30~40분, 일 마치고 업무와 별도로 3시간씩 보수교육까지 받게 된다.
신한은행 임원은 임의로 해외출장을 못 간다. 해외업무를 담당하는 임원과 관할 지역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임원 간 역할분담이 정확해 출국하면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일할 정도라고 전해진다.
2010년 12월 신한은행장에 선임돼 연임에도 성공, 4년 넘게 신한은행을 이끌면서 신한금융지주 회장까지 유력했던 서진원 전 행장이 지난 22일 혈액암으로 숨을 거두자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직원 개개인의 행복이 조직 내 성공보다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신한은행도 변화를 모색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5일부터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 △스마트워킹센터 △자율출퇴근 등 스마트근무제를 시작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이달 월례조회를 통해 “스마트근무제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창의와 행복으로 미소 짓는 따뜻한 신한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