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정권말기 눈치 보기 ‘바쁘다 바빠’

입력 2007-08-08 08:43 수정 2007-08-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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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말기 유력 대권주자에 '보험들기' 재현 가능성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재계가 참여정부 말기에 정치권에 대한 눈치 보기에 정신이 없다.

8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대기업 총수들이 검찰 수사나 재판이 진행중에 있어 정권 말기 유력 대권주자에 '보험들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LG그룹을 제외한 10대 그룹이 검찰 또는 법원에 엮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계는 지난 2002년 대선 정치자금 파동으로 호된 홍역을 한차례 겪었던 터라 유력 대권후보에 줄 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눈치 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얼마전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경제대통령 당선론'의 발언에 대해 현 정부와 여여를 막론한 정치권이 강도 높게 대응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진땀을 흘린 경험이 있는 상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선거문화가 대규모 조직과 이에 따른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실정으로 합법적인 선거자금 모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선 본선이 진행되면 재계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재계 역시 내년 정권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특별사면 여부가 결정되는 문제가 남아 있어 결국 또 다시 정치권에 보험들기가 되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내년 대권의 향방에 가장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그룹은 단연 현대차그룹이다. 정몽구 회장의 2심 선고기일인 지난달 31일 선고가 무산돼 오는 8월 27일로 연기됐다.

이날도 선고가 아닌 변론재개 공판을 진행키로 해 막바지 집행유예 형을 기대하며 조속한 마무리를 기대한 현대차 측을 크게 실망시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연말이나 연초 대특사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정부의 출범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아들의 보복폭행으로 파문을 일으킨 한화 김승연 회장측 역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회장의 공석으로 인해 한화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 향방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권교체는 대기업들의 새로운 사업 향방에도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이고 있다.

실제 롯데의 경우 최근 제2 롯데월드 설립 계획이 공군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그동안 공들였던 노력을 감안할 경우 엄청난 손해를 안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프로젝트 등에 있어 정부와의 마찰이라는 변수가 항상 존재하고 있다"며 "친기업 성향의 정부가 들어설 경우 보다 쉽게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그룹 역시 인천 강화도에 일본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같은 놀이동산을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그 지역이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 이유로 환경운동가들의 반대가 극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검찰과 법원에 묶여 있는 재벌 총수들의 사법처리 문제와 대기업들의 새로운 사업 프로젝트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는 가운데 정치권과 재계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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